칵테일 블러디메리
칵테일 중에 보드카를 베이스로 하고 빨간 토마토 주스를 탄 것이 있다. ‘블러디 메리(Bloody Mary)’라는 술이다. 블러디가 ‘피투성이’라는 뜻이므로 이 술의 우리말 이름은 ‘피투성이 메리’가 된다.
어째서 이 술이 끔찍하게 블러디 메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까? 먼저 영국사에서의 블러디 메리라는 것을 보자. 16세기의 잉글랜드 여왕이었던 메리 튜더 1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가톨릭교를 부활시키고 신교도를 극력하게 탄압하였다. 신교도 신봉자들을 무차별 체포해 투옥시키거나, 거리에서 공개적으로 살해하는 등 가혹한 종교박해를 했었기에 당시 사람들은 메리 여왕을 ‘블러디 메리’라고 불렀다. ‘망나니 메리’쯤 되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중국의 측천무후 정도의 무서운 여인이었다.
칵테일로서의 블러디 메리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조지 조셀’이란 사람이다. 어느 날 길을 지나던 조지는 갈증을 느낀 나머지 음료수로 목을 축이기 위해 가게에 들어갔다. 이때 평소 그를 잘 아는 여인인 ‘메리’가 가게에 나타났다. 둘은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음료수를 마셨는데 메리가 음료수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려하자 조지가 말렸다. “이왕이면 토마토 주스를 보드카와 칵테일해서 마셔보는 게 어때?” 이렇게 해서 둘은 한가하게 환담을 하며 즉석 칵테일을 즐겼다. 그러다 조지는 메리의 하얀 스커트에 실수로 빨간 술을 쏟고 말았다. 물론 메리의 하얀색 치마가 온통 새빨갛게 되어 버렸다. 숙녀의 흰옷에 색깔도 선명한 빨간 술을 쏟았으니 이만저만한 실수가 아니었다. 이때 재치 있는 조지가 싱긋 웃으며 조크를 한다.
“메리, 당신 생리중이군, 그렇지?”
bloody에는 생리중이란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자 메리도 빙긋이 웃으며 얼굴을 붉히며 어색한 순간을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이때부터 이 칵테일을 블러디 메리라 지칭하고 조지 조셀은 이 술을 널리 보급시켰다고 한다.
블러디 메리는 보드카에 토마토 주스를 섞어 얼음과 함께 올드패션 글라스에 따라 마시는데 소금, 후추, 샐러리 등으로 맛을 돋우는 경우도 있다. 보드카 대신에 데퀼라를 사용하면 스토로핫, 진을 사용하면 레드 스태퍼라고 부른다. 블러디 샷은 보드카에 토마토 주스와 비프 브이온을 섞어 마신다. 또 블러디 메리와 블러디 샷을 절충하여 블러디 볼이란 칵테일이 탄생하기도 했다.
지금도 칵테일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은 이 블러디 메리를 마신다. 어떤 젊은이들은 초저녁부터 밤늦도록 블러디 메리를 풀코스로 즐기는데(?) 이들을 또 알 만한 사람들끼리의 통용어로는 ‘블러디 메리 커플’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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