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구에서 대지포까지 수많은 고개가 구비 구비 이어진다. 이 고개들이 아홉 등 아홉 구비이다. 그 중간 전망 좋은 곳에 중바우(중바위)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아마 물미도로를 포장할 때 없어졌다고 추정한다. 노구에서 큰 못개라는 대지포로 넘어가는 중간쯤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절벽이 탁 트인 바다를 향해 있다. 바로 '중바우'가 있던 곳이다. 옛날부터 아홉 등 아홉구비를 넘어가는 이곳 사람들은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이 바위에서 고단한 다리를 쉬어 갔다고 한다. 어느 날 친정을 다녀오던 아낙네가 이 바위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지나가던 스님도 마침 이 바위에 쉬게 되었다. 마침 바람이 불어 아낙네의 치마 자락을 날리고 말았다. 젊은 아낙네는 속살을 스님의 눈에 보이고 말았다. 속세를 떠난 스님의 마음도 바람을 닮았는지 마음은 벌써 아낙네의 치마를 들추고 말았으니 음욕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그러나 불가에 몸을 담은 승려이기에 음심을 달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 흔들린 마음을 추스리기는 이미 늦었다. 참다못한 스님은 결국 아낙네를 덥쳤고 아낙네는 정조를 잃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가 엉겁결에 스님을 발로 차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렸다. 불심이 깊지 못했던 스님은 벼랑에서 떨어져 깊은 바다에 빠져 죽었다. 아낙은 놀라 홀연히 그곳을 떠났지만 그 이야기는 이곳에 남았고 그 후부터 이곳 사람들은 그 바위를 중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중바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중바위를 지나 한고개를 넘으면 큰못개라는 옛이름을 가진 대지포(大池浦)다. 대지포는 하야루비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해양레저 전문 샵과 숙소가 갖추어진 또 하나의 사계절 관광시설이있다. 대지포에서 한 구비를 넘으면 은점, 은점 바로 다음 마을이 물미도로 끝자락 마을 물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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