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서리

책향1 2020. 10. 4. 06:42

늦서리

 

짓 푸른 저고리 다홍치마 저 멀리 벗어 놓고

오래 입은 속옷도 던져 놓았다

속세의 짐을 훌훌 털고 한 숨 쉰다

한 때의 홍조를 결정적으로 잠 재운다

마지막 남은 속살의 향기도 지우려

찬바람도 힐끔 댄다

힘빠진 새들의 노래 소리에

깊은 뿌리들이 침묵으로 일관한다

빨간 입술의 동백이 엄장이 큰 한파도

먼 새봄의 기척을 예보하니

나타나지 않은 욕망이

사내들을 고추 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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