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껍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과속 차량에 치일 뻔 했다
없는 애 떨어질 뻔했는데
도리어 새파란 놈이 욕을 하고 간다
난 시껍했는데
저놈은 남이 애 떨어지든 말든
저런 욕하는 심보는 뭘까
생각하다가 문득 시껍이 뭘까
맨날 얼굴 벌게지도록 사는 일
시껍하는 일이 다반사인
무르팍 해진 가장들의 일용할 양식 같은
이 말이
어떤 사전에 “혼나다”의 방언이란다
원 정서는 그게 아니고
놀라다가 맞을 거다.
2014.10.2 11;21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