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껍

책향1 2014. 10. 2. 11:23

시껍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과속 차량에 치일 뻔 했다

없는 애 떨어질 뻔했는데

도리어 새파란 놈이 욕을 하고 간다

난 시껍했는데

저놈은 남이 애 떨어지든 말든

저런 욕하는 심보는 뭘까

생각하다가 문득 시껍이 뭘까

맨날 얼굴 벌게지도록 사는 일

시껍하는 일이 다반사인

무르팍 해진 가장들의 일용할 양식 같은

이 말이

어떤 사전에 “혼나다”의 방언이란다

원 정서는 그게 아니고

놀라다가 맞을 거다.

 

2014.10.2 11;21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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