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세상 물정을 모르니 당연
계산법을 몰랐지
오직 한 사람만 생각하니
불쑥 대책없이 찾아온 그 때문에
복사꽃 밝그스레 피었지
그냥 같이 있고 싶은 그 마음만으로도
복숭아가 익고 장미꽃은 피었다
비가 오면 비 덕분에
눈이 오면 눈 덕분에
시골 버스에서도 소 풀먹이는 냇가에서
쓸쓸함은 외로움을 타고 넘었지
철저히 바람 맞아도 즐겁고
자주 내세우는 자존심도 없었지
고달파도 배가 부른 사랑은
많은 것을 주고 싶어도 주지 않더라도
밤 하늘 별같이 영롱하다
그 봐라 내가 그랬지
언젠가는 나만의 사랑은 쓰라린 그리움이 아니라
서로의 그리움이 된다고
이미 저만치에
이제 연극의 주인공은 남아 있어도
무대가 사라져 버린 아쉬움
뒷방에서나 베란다에서
혼자 울고 싶을 때
용케 인생도 연극임을 실감한다
2014.7.15 15;23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