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 다랭이논2
아버지 논 물꼬 튼 조각조각
벌거벗은 여름 뙤약볕 산기슭 개망초꽃 피는 곳에
자투리는 옹기종기 등을 대고 모여 있다
바다를 내려 보는 설흘산도 그쯤 어디엔가
마른 갈증이 연기로 피어오르고
조각보 쯤 어디 홈질로 박혀 있는
깔따구 씨알 굵어지던 시월상달 열하루 날
써레질 하던 아들 따라 장가가고
어머니 뒤란에 숨어 운 울음도 소멍에처럼 남았다
절집 골기와에 그믐달 걸리는 밤
감시기 비늘을 조각조각 기워내던
아버지 밝은 바늘귀같은 쉬고 있는 쟁기 .
2014.7.8. 4;11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