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 다랭이논2

책향1 2014. 7. 8. 04:15

 

가천 다랭이논2

 

아버지 논 물꼬 튼 조각조각

벌거벗은 여름 뙤약볕 산기슭 개망초꽃 피는 곳에

자투리는 옹기종기 등을 대고 모여 있다

바다를 내려 보는 설흘산도 그쯤 어디엔가

마른 갈증이 연기로 피어오르고

조각보 쯤 어디 홈질로 박혀 있는

깔따구 씨알 굵어지던 시월상달 열하루 날

써레질 하던 아들 따라 장가가고

어머니 뒤란에 숨어 운 울음도 소멍에처럼 남았다

절집 골기와에 그믐달 걸리는 밤

감시기 비늘을 조각조각 기워내던

아버지 밝은 바늘귀같은 쉬고 있는 쟁기 .

 

2014.7.8. 4;11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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