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시 231
까꾸막2
기다림에 지친 그리움
별도 멀게만 느껴지던
수많은 돌로 쌓은 돌탑
까꾸막 끝자락은
결정을 강요한다
뒷목이 서늘한 서낭당 앞을 걸으며
돌아오겠다던 보도연맹원
징용으로 북해도 간
그곳에는 결별을 위한 비애가 흐르고 있다
까꾸막을 오른 사람은
양팔 벌린 푸른 하늘에 몸을 맡기고
연이은 풍경은 이어져
별개의 모습에 들어가
큰 상실에 침묵하지만
새로운 비참함이 열렸다
지난 풍경은 그립고
새로 오는 길은 비참하다
길은 대답하지 않는다
비록 갈 길이 정해져 있어도
사람은 거기에서
하나의 세계에 헤어지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 생각을 묻기 위해서
돌아보지만
나무를 칭칭 동여맨
금테 줄엔 바람에 펄럭이는
마음들이 영험에 의지해
하늘 문을 열려 하지만
엉겅퀴 뿌리 내리고
가슴에 한이 박히는 줄도 모르고
맴돌고 있다
그리 부엉새는 밤새도록 슬피 울었다.
2014.3.15 9;31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