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시 178
새끼
거친 손마디 서걱 서걱 거리더니
가르마 탄 실타래
서로 부대끼며 굵은 주름으로 허리 감싸고 있다
가을 햇살로 채운 줄기
담벼락 아래서 봄 햇살로 지붕을 묶고
남은 몸으로 도망갈까 봐 고등어 주렁주렁 엮었다.
가끔은 힘에 부친 역마를 내리칠
한 올 한 올 두 손 모아 숯도 고추도 잡고
질근 메주 붙들어 매는
고래 심줄보다 강한 손마디로
고무신 거꾸로 신은
첫사랑이나 묶어 주면 좋겠다.
2013.12.25 10;25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