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책향1 2013. 12. 25. 10:30

 

 

책향시 178

 

새끼

 

거친 손마디 서걱 서걱 거리더니

가르마 탄 실타래

서로 부대끼며 굵은 주름으로 허리 감싸고 있다

가을 햇살로 채운 줄기

담벼락 아래서 봄 햇살로 지붕을 묶고

남은 몸으로 도망갈까 봐 고등어 주렁주렁 엮었다.

가끔은 힘에 부친 역마를 내리칠

한 올 한 올 두 손 모아 숯도 고추도 잡고

질근 메주 붙들어 매는

고래 심줄보다 강한 손마디로

고무신 거꾸로 신은

첫사랑이나 묶어 주면 좋겠다.

 

 

2013.12.25 10;25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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