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외롭고 못먹고 공부만 하던 당시 시골 촌놈 저의 모습입니다. 너무 배를 곯아 살이 없군요. 어떤 고등학교 친구녀석이 인터넷에 몰래 올린 사진을 퍼왔습니다. 나이가 비슷한 분은 이 때의 정황을 이해 하실 겁니다. 공부하느라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고 너무 고생할 그 무렵이라 그 때의 어미니 만큼 나이든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하네요. 현풍 시골에서 당시 대구의 명문고(?)로 진학한 드문 사례 중의 하나였고 4년제 대학은 우리 마실에서 처음 진학을 해서 한 때 온동네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죠. 그런데, 한 때 운동권으로 분류되어 추석에 고향집이 포위될 때 연로한 어머니의 맘은 어땠을까. 이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그 어르신들과 부모님도 다 돌아가셨지만 일부 젊은이들은 기억하고 특히 우연히 동창회에서 만난 옆집 딸부잣집 장녀는 너무나 절 잘 기억하더군요.(참조; 나의 초등학교 동창회 참석기) 유난히 국어를 좋아하던 저에게 초등 4학년 때 옆집 아저씨 "요즘 뭘 배우나?" "떳떳한 죽음(이충무공의 이야기: 당시 초등학교 4년 국어책에 나오는 제목)을 배웁니다" 발음 때문에 따스한 죽음으로 미루어 생각한 아저씨 웃으시면서 신문에 난 어려운 한자 즉 터럭 발(髮)자를 내밀며 "이게 뭔 자냐" "머리칼 발입니다." 절 신기한 듯 쳐다보며 대견스럽게 생각해주시던 분도 이제 저 세상으로 가셨다. 이 스산한 가을에 못생겼지만 잠시 33년 전의 배고프던 과거를 회상하였습니다.
출처 : ♤향기나는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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