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남해 상주은모래비치(상주해수욕장)에서 출발하는 "사랑의 유람선"을 탈 기회가 왔다. 남해 살면서도 이 유람선을 타보기는 처음이다. 삼천포의 유람선은 과거 외지 손님들이 단체로 와서 안내하느라 타 본 적이 있다. 오늘도 비슷한 일로 빨간색 외관의 3층짜리 러브크루저를 시승하게 되었다.
아래 사진은 손님을 기다리는 유람선 모습이다. 승선 요금은 성인 1인에 12,000원이고 운항 시간은 1시간 20분으로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인 다도해를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1시간 넘는 유람에 420인승의 배 기름값이나 될지 불필요한 걱정이 은근히 앞섰다. 요동이 심하지 않은 배로 해풍을 맞으며 젊은 연인들의 추억을 만들 밀어를 속삭일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한려수도(閑麗水道)는 경남 통영 한산도에서 전남 여수까지의 뱃길을 말한다. 일부 육지부인 금산 등 해안 절경도 포함하고 있다. 일제 때인 1934년 당시의 친일 신문인 대한매일신문사에서 이 지역의 명칭을 공모하여 붙은 이름이다. 한려수도 300리 뱃길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섬들로 동양화 같은 풍광으로 명승지이면서 충무공의 유적지라 할만 하다.
유람선 내부의 녹음 멘트는 익살도 있어 관광객들이 즐거워하고 빠른 비트 음악도 듣기가 좋았다. 다만 오디오 상태는 말씀이 아니었다. "옥에 티"는 멘트 내용 중 "용굴 깊이 **메다" 등 여러차례 구일본식 영어표기가 튀어나와 필자의 귀에는 거슬렸다. 그냥 "미터"로 하면 될 것을 평소 언어 습성대로 편하게 설명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좀더 세련된 청결미가 엿보였다면 명물이 되고도 남음이 있으리란 느낌이다.
아래 사진(필자사진)은 유람선 2층 내부 객실 모습이다. 1층은 좌석이 없고 연회장으로 디스코텍과 비슷하다.
아래사진(필자사진)은 노천 카페 식으로 툭 터져 있는 3층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담소하고 있는 관광객들 모습. 뒤에 펼쳐진 모습은 상주 은모래비취이고 그 뒤의 산은 금산이다. 오전 10시경이라 피서객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미끈한 청춘들이 끼리끼리 있는 모습은 사진기에 담지 못해 아쉽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상주 앞바다 위에 떠 있는 올망졸망한 바위섬의 자태.
아래사진(필자사진) 섬 사이를 포말을 일으키며 달려가는 작은배. 바닷빛이 결코 짙푸른 색만은 아니라며 흰 포말을 일으키며 지나가고 있다.
아래사진(필자사진)멀리 보이는 삼각형의 무인도. 상주의 나무섬(목도)이다. 언제나 말이 없는 외로운 섬이다. 나무와 돌은 말이 없어 너무 좋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선상에서 바라보이는 금산 정상의 모습.금산은 조선의 건국 비화가 깃들여져 있으며 한려수도를 내려다 보며 도도하다. 전국 효험이 있는 3대 관음기도 도량인 보리암을 안고 있다. 보리암에서 바로 아래 내려다 보이는 바다가 상주해수욕장이다. 참고로 여러 기록에서 틀리지만 효험이 있는 3대 기도 도량은 인천시 강화군 보문도에있는 보문사와 강릉 낙산사 옆의 홍련암 그리고 보리암이다.
남해 금산을 두고 송미혜 시인은 "남해금산"이란 시에서
여의주를 놓고
용이며 관음보살 얼마나 넘성거렸던지
바위가 되어 이제 그윽히
세상을 내려다본다
소음도 바다가 쓸어가고
와도 또 오고 싶은 산사
산을 낳느라 산통이 심했던가
바다는.... <이하 중략>
라고 표현 했다.
아래사진(필자 사진) 자연미를 한껏 뽐내고 있는 무인도의 절리 모습.
남해 금산은 지리산맥이 남쪽으로 뻗어내려 형성된 산으로 원래 원효대사가 이곳에 보광사라는 사찰을 지은 뒤 산 이름이 보광산으로 불리어 왔으나,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린 뒤 왕위에 등극하게 되자 보은을 위해 영구불멸의 비단을 두른다는 뜻의 비단 금(錦)자를 써 금산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금산은 영남에서는 합천의 가야산, 방장산(지리산)과 자웅을 겨루고 중국의 남악(南嶽)에 비견되기도 했으며, 바다 속의 신비한 명산이라 하여 ‘소금강산’ 혹은 작은 ‘봉래산(蓬萊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금산이 작은 봉래산이라는 이름을 얻을 만큼 명산으로 칭송을 받게 된 것은 멀리 떨어진 남해의 섬 속에서 다시 아득한 섬과 바다를 눈 앞에 두고 우뚝하게 솟은 돌산이라는 점에서 유람객에게 속세를 떠난 신비감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산은 다도해에서 유일한 큰 체적의 화강암 산임에도 불구하고 토산 성격이 강해 남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낙엽수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가을이면 마치 오색 자수판을 보는 듯하며 대규모의 낙엽수림이 화강암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아낸다.
이 밖에도 신라 고승인 원효대사, 의상대사, 윤필거사 등이 이곳에서 수도를 하였다고 전해지고, 중국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왔다갔다는 서불의 이야기가 담긴 ‘서불과차암’과 춘·추분 때만 볼 수 있다는 노인성(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는 별, 老人星 또는 壽星)과 관련된 전설 등 신비스런 전설이 많은 곳이며, 전국의 3대 기도도량인 보리암이 위치하는 등 상징적인 의미가 많은 명승지이다.
<금산 설명문은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전문 인용>
아래사진(필자사진) 선상에서 본 상주은모래비치 전경.
아래사진(필자사진) 선상에서 본 금산 정상부의 구름낀 모습.
아래사진(필자사진) 상주은모래비치 오는 길목에서 찍은 구름낀 금산정상 모습. 자세히 보면 보리암도 보일까? 금산은 이곳 상주 쪽에서도 오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차량으로는 오를 수 없고 도보로 올라야 한다. 이동면 방향에서 차량으로 이동면 앵강고개 정상부에서 좌측으로 이정표를 보고 오르면 복곡주차장이 나오고 그기서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올라야 한다. 도보일 경우 1시간 가량이고 셔틀 이용시 교통비는 1,000원이고 보리암 주차장에서 또 15분 가량 걸어가야 닿는 곳이 보리암이다. 산문은 멀리있고 깨달음은 가까이 있는가 보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산 밑둥치에서 올려다 보고 찍은 사진은 산이 그냥 누워있다. 그래도 흐린 날씨에 이만큼이라도 나오니 다행이다. 상주 쪽에서 본 금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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