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시 230
바지게2
담겨진 등짐에 가려 자기를 가리던
야윈 몸이
다리 벌리고 버티는 지게 위에서
늘 하늘 향해 양팔 벌리고
이제 성긴 몸 돌담에 기대
햇살 주워 담는다
삶을 모두 졌던 등태는 낡고
단내 나는 헤진 멜빵
도망간 작대기
이제 모두 부려 놓으니
그 많은 짐을 져도 말없던
바지게의 울음소리가
세장사이로 들려온다.
*지게의 두 발은 목발이고. 등이 닿는 부분은 등태이고
어깨로 메는 부분은 멜빵. 세장은 등태 뒤의 연결부위를 말합니다.
2014.3.14 8;46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