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란 말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은7월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말꼬리 잡지 말고, ‘당신’의 어법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고, 당신이라는 어휘가 어떻게 집안에서 쓰이고, 사회에서 쓰이는지 공부를 하고, 편집을 하기를 권한다”며 언론에 불만을 표했다. 전날 이해찬 당 상임고문은 박대통령에 대한‘당신’이라는 표현 때문이다. 이상임고문은 한술 더 떠 자신의 트위터에서 “‘당신’은 상대방이 없을 때 높여 부르는 말이지 막말이 아니다"고 해서 기고만장이다.
어느 시내버스 안에서 승객과 운전기사 사이에 하차 문제로 옥신각신한다. 그러다 승객이 “당신”이란 말을 하는 바람에 나이가 많아 보이던 기사 무척 화를 냈다.시어에서 당신이라 하면 당연 어머니나 그리운 님을 뜻한다. 하지만 생면부지의 사람이 쓰면 비칭이다. 친하지 않은 사람이 쓰면 욕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나운서 출신은 이런 뜻을 몰랐을까. 약간의 타당성에 의지해서 듣는 사람을 우롱하는 격이다. 우연을 가장한 막말이다.이런 튀는 말을 쓰며 약간의 타당성에 의지해 관심을 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참고로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에 나온 대명사 ‘당신’의 네 가지 뜻과 예문(예문; 필자 작성)이다. ①듣는 이를 가리키는 2인칭 대명사(이 책은 당신 것입니까?) ②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2인칭 대명사(당신의 자동차. 애칭) ③맞서 싸울 때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2인칭 대명사(‘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④3인칭 ‘자기’를 아주 높여 이르는 말(‘할아버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
흔한 말을 공개해 버린 후 좋은 뜻으로 해석하자는 말은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속보이는 짓이다. 흔히 일상에서 쓰는 말이기 때문에 그 뜻을 몰랐다 하면 속임수로 일반인들이 다 아는 말을 정치인들만 몰랐다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막말하는 정치인들은 꼭 막말만 해야 인기가 올라가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 무모성에 정치 혐오감만 양산한다. 좋은 말로 완곡하게 돌려하면 정치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대중의 우매성에 안주하려는 그들이 너무 얕은 수를 쓴다.
이런 말로 주목 받으려 할 것이 아니다. 정략적으로는 일시적으로 유리할 지 모르지만 집권을 노리는 공당을 포기한 행태나 다름없다.
어쩜 그 인간성이 너무 불쌍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