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도순 가족사진방

서랍속 추억을 정리하며

책향1 2010. 6. 29. 11:56

 모처럼 휴일, 책과 서랍을 정리하다 나온 사진.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초등학교 수학 여행 때 사진 40여년이 흘렀군요. 경주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대구시 동촌유원지내의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찰칵.

그날 무척 추운 겨울 날이었습니다. 지금은  번화가가 되었습니다. 뒷줄 왼쪽부터 7번째 금빛 단추 다섯개가 나온 꼬마가 필자입니다. 양 소매에 허연 콧물 자국이 없는 것이 다행입니다.전 집에 가방이 하나도 없어 물건을 그냥  보자기에 싸서 여행을 갔답니다. 돌아 오는 길에 산 사과 한 광주리를 들고 오느라  찬바람에 손이 얼었죠. 그때 수학여행은 현풍-대구 경북도청-경주박물관 등-대구 동촌유원지-현풍이었습니다.

 

이때도 무척 추운 겨울 이었군요. 교수님의 명령으로 낭산 인근 밭의 무명사지에서 목 없는 보살상을 실측하려고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거의 보살상 어깨까지 묻혀 있던 흙을 걷어낸 힘센 제대병과 불교미술과 학생 한 명, 지금은 모교의 교수시더군요. 83년 1월 20일 3학년 겨울 방학 때였죠.지금은 잘 정화가 되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땐 밭 둑에 방치 되어 있었지만 이 때의 영향인지 이제 고문서를 들고 역사와 씨름하며 살지요.그 땐 늘 배가 고팠는데. 저 윗도리,백보리로 불리던 옷은 이후 시골 극장에 갔다 나무 때는 난로의 연통에 닿는 바람에 팔 부분이 녹아버려 버렸습니다. 컴컴한 극장에 닿은 줄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반 이상이 녹아서 사라졌답니다.

 

 

 

드디어 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소풍갔을 때 모습입니다. 그때가 84년 봄이었습니다. 젊은 얼굴이 그립습니다. 패기가 충천할 때였지만 이제 중년으로 그냥 저냥 살아가는 모습이 싫을 때가 많지요. 배도 너무 나오고.... 조금 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같아요. 그후 조금 있다 해직되고 말았죠. 후회는 안 하지만 잘 이해해주는 제자들이 지금도 연락합니다. 문학청년이기도 했구요. 그 정의감과 기백  이제  상상도 못할 지방 공무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항상 쌀과 논 팔아 공부시키려던 일자 무식이었지만 부모님  기대에 어긋난 제모습이 너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