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내3

책향1 2018. 8. 20. 11:03

수레내3*



마산벌을 두 쪽 내고 달려 간 하류에는

수양버들이 외롭게 밑동을 들어내고 살아 간다

찢어진 검은 비닐봉투나 뚜껑 열린 세제통이 걸려,

서로 떠내려온 기억을 같이 지우려한다

낙동강 메기하품이라도 할 때면

그해 굶을 각오로 버텨야 한다

떠내려온 수박이라도 한통 건지거나

뿌리 채 뽑혀 흰 배 들어낸 땅콩이라도 한포기

건지는 날이면 배를 굶지 않았다

소풀 먹이로 온 아이들은 다리 밑에서 물장난 중

소들만 유유히 다녔지만

짐 실은 수레는 보이지 않고

현풍 나들목 자동차 소리 요란하기만 하다

무거운 삶의 한 짐 수레천에 부려놓고

오늘도 대니산 산그늘이

겅중겅중 건넌다

홀로 솟대를 키운 패랭이가

내 발길을 밝혀준

초저녁

홀로 눈물짓는 수레내.

*2018.8.20 11;08 남변리에서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마산들(현재 현풍인터제인지가 있는 곳)을 가로지르는 차천을 말함. 수리내(천)는 수레천이 변형된 말임. 차천은 유역면적 90.95㎢, 유로연장 21.15㎞인 준용하천으로  경남 창녕군 덕곡리 천황산(619.2m)에서 발원하여 유로는 서북류하면서 세천들을 차례로 합류한 후 경남 창녕군의 달창저수지에 유입된다.  서북류 하면서 저수지 하류 평야 지대를 관류하여 현풍면 지리 개묵 지점에서 낙동강 좌안으로 유입된다. 마산들 쯤에서 비슬산에서 내려오는 지천과 합쳐진다.

현재의 현풍면내 지동(못골),  대동(솔례), 신기 마을은 구한말 현풍군(현) 마산면이었고 필자의 고향 마을은  마산들 내에 새로 생긴 마을이란 의미에서 신마산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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