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둑놈까시
책향1
2014. 12. 8. 20:30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더니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억겁의 인연이 생기니
확 옮겨 붙고 싶어라
붙어서 네가 간 곳을 말하리라
블랙박스에 저장된 칩
살아 동영상을 재생하리라
발이 없어도 거머리 같은 그 높은 친화력으로
인연을 만들고 싶어 환장한
억센 손아귀
나의 소문 없는 동반자
내가 대웅전 앞에 엎드리니 따라 절하네
예까지 따라온 너는
이순이 지난 나에게
앞으로 도둑놈으로 살지 말고
좋은 인연으로 스치기만 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