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 개불

책향1 2014. 12. 4. 11:34

 
근육질 겨울바다 멱살을
이목구비도 없이 잡았다
지난밤의 그 물살을
저 푸른 혀 낼름거리는 파도를
이긴 위풍당당한 포복,
갑옷보다 실한 실핏줄이 보이는 맨몸
오래 어둠속 갯벌을 헤친 역경에 순응하며
엎드려 기어온 위선이 부끄러워 진다
자복하며
오금이 저리는
혼자 기어온 역경 다 겨워내고
저 손길에 낱낱이 잘리면서
속이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기면서
벗은 몸에서도 느껴지는 분홍빛 강한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