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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봄

책향1 2014. 11. 5. 08:49

남해의 봄

 

애증이 혼재된 벼랑에

말캉한 봄이 퇴색한 겨울을 이고

속옷 뒤집어쓰고 버선발로 나선 당신

아직 까칠한 겨울이 꼬리를 감춘다

옹이 깊이 박힌 세월의 흔적에

멸치 살 손톱 밑에 감춘 손

벌건 노을 잡고 바다를 적신다

벚나무가 몸 안 쪽으로 움푹 패인

구멍 메우는 몸 비듬과 옹이가

한 해의 켜를 쌓으며

더께를 덧씌우는 꿈

여린 손으로 누대의 금 간 여백을 채우고

맑은 봄빛이 저 들판에 뛰어 다닌다.

 

2014.11.5. 8;31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