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거량

책향1 2014. 10. 17. 15:55

법거량

 

이목구비가 없는 구름이

가끔 산그늘 저수지 빈잔 채워주는 일도

조용히 흔적도 없이 미끄러져 가는 모습이

마음 비우고 싶은 사람 모습이라 보기 좋다

헬리콥터가 숨었다 나오는 모습은

못 삼키고 뱉는 감씨 같기도 하고

초원 멀리 뜬 구름이 있는 모습은

컴퓨터 바탕화면이기도 해서

눈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밥값 하는 일이기도 하다

솜뭉치 풀어놓은 듯 초원에 양 풀 뜯는 모습은

철지난 공과금, 대학 등록금 걱정 없는 편안한 모습이다

가끔은 찌푸리고 험상궂은 얼굴로

바람을 동반하고 싫다는 짓도 한다

그가 토해내는 괴성과 눈물은

그가 지상과 소통하기 위함이라

꿈쩍도 않는 땅을 간질이는 기도이고

일방적인 선문답이기도 하다.

 

2014.10.17 15;53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