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심기

책향1 2014. 9. 11. 20:00

옮겨심기

 

봉창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언제나 셋방 신세 한탄하던

연노란 배추 모종들이

그새 넓은 아파트 마련해서

검정 이불 덮고 꿋꿋이 섰다

죽어라 부금 들고

곰팡이 핀 몸 부서져라 일했지만

벙어리 귀머거리로 진딧물에 물어 뜯기던 그날

고향 잊지 않으려고 흙 한줌 꼭 끌어안고 있다

집들이로 햇빛이 갈바람 몰고 오고

잠자리 춤 춘다

겨울에도

꿋꿋이 홀로 살아갈

속 채울 준비한다.

 

2014.9.11.19;42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