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신선암 마애불
책향1
2014. 9. 3. 15:26
저 바위 틈새에 살아가는 소나무를 보면
어찌 넓은 땅을 나두고 저 틈을 알았을까
하필이면 흙 한 줌, 물 한 방울 없는
좁디좁은 곳에서 줄기를 세우고
가지를 뻗었을까
누구의 발길도 없는 저 벼랑에도 희망은 있다
우리도 벼랑 끝 같은 아찔함이 있었다
아찔함에도 희망은 있다
희망이 없는 곳은 없다
희망이 있다면 나아갈 길은 반드시 있다
하늘과 도시의 실루엣이 뒤엉킨
어두운 질곡의 늪에서도 삶의 지푸라기가 있다
신선대 마애불을 보라
소나무처럼 앉기도 힘든 곳에 대좌를 틀고 부처님이 계신다
벼랑 끝에서도 희망은 있다고 몸소 실천하고 계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이
벼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