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렁이
책향1
2014. 8. 19. 09:46
우렁이
언젠가 가보았던
그 겨울 비닐하우스에
청정 벼를 키우기 위한 남방 우렁이들이
분홍색 오디같은 알을 벽에 붙이는 시각
착각을 일으키기 위해 온수용 기름보일러는
열심히 돌았다
겨울을 나지 못하는 그들이
용케 살아나면
유기농 논에 임무가 주어진다
세상과 차단된 착각이 늘 존재하는
그 시각 따뜻한 남십자성 아래
그 밤을 기억하겠지
아직 이국의 밤은 추운데
속으로만 파고드는 움츠린 향수에
무거운 등짐, 느린 걸음으로
긴 여정이 남긴 깊은 서글픔같은
오랜 추억만이 물결로 인다.
2014.8.18. 9;34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