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의 여유
책향1
2014. 4. 17. 15:50
진천 연화사 가는 길 김유신 생가터에는
번듯한 기와집과 좀 떨어져
감나무 두엇 그루에 실한 가을 빛 받고
익은 감이 달려 있다.
어린이를 거느린 뭇 중년이
돌과 작대기로 열심히 감을 따고 있다
감나무가 무슨 짓을 한지는 모르나
인간들의 탐욕으로 돌에 맞는다
감을 있는 그대로 두고
좀 거둬들이지 않고
남겨져 있으면 병이 날까
잊혀진 채로 둬도
여러 사람에게 그 은은한 향내 풍기고
가을 풍경을 꾸미는 일이 죄가 아닐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