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변리 회화나무*

책향1 2013. 12. 20. 10:23

 

 

 

 내 품보다 좁은 땅에서

몸 하나 보전 어려워

엉거주춤 지팡이 짚고 산다

오래된 검버섯 사이로

잔가지 뻗지만

모진 세파에 시달린 상체기가

동제 밥 기다린다

일제가 간지 오래

찾는 이 드물어도

스러진 문학비에 아침 햇살 비추니

대나무 숲에서 날아온

참새 떼 소설 얘기 한다.

 

2013.12.20.10;21 노량에서

*경남 남해군 남해읍 남변리 길 가운데 있는 오래된 회화나무. 일제 강점기 남해초등학교에서 근무한 소설가 김정한 선생의 소설 “회나무골 사람들”을 기념한 스러진 나무 문학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