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화방사 채진루에서
책향1
2013. 10. 31. 10:32
화방사 채진루 마루에 앉아 있으면
오래된 기와 추녀 사이로 떨어지는 낙엽들
배고파 졸고 있는 목어 깨우는
솔바람의 일렁임이 보입니다
스님들 책장 넘기는 소리에
산닥나무 속 둥지의 오목눈이가
염불하듯 노래합니다.
억겁의 진리가 풍경소리로 맴도는데
노을 속 산비둘기 입으로 진리를 모으니
망운산 수국 꽃대 벌어져 지는 소리
개울의 산개구리 동안거 들어가는 소리에
가을 햇살이 놀라는 것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