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춘분 쯤
책향1
2013. 9. 10. 11:17
벌어진 호박씨 자궁이 깨지는 아픔에
콩나물 같은 새싹이
대지를 박차고 올라 왔다
찬이슬로 반신욕하며
뿌리는 제 어미 살을 파먹고
이슬로 목축임하며
아직 차가운 돌무더기로 향할 준비한다
밤새 마주한 달이 자기 영역을 채울 때
거친 대지를 헤쳐 영역을 구축한다
뜨거워질 미래를 위해
제살 채우기 바쁘지만
밤새 부는 꽃샘바람에
아직 오돌 오돌 떨고 있는
대기만성을 꿈꾸는 신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