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해 바래길2
책향1
2013. 1. 10. 12:04
남해 바래길2
대문간에서 양재기가 구르는 소리 요란하던
함박눈 내리는 새벽에도
길을 나서면 어김없이
손때 묻은 능숙한 길
늙어 바스락거리는 아버지 지게
닳은 등판의 볏짚에서 온기가
늘 따뜻했다
아버지는 치자꽃 피고
마늘이 성장욕 보일 때
비료지고 도랑 건너
마늘밭 갔다
산비둘기 미끌미끌 따라가며
조심하라 이러지만
꾸불꾸불 길섶에 앉아
아버지 발자국을
오랫동안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