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골목 풍경

책향1 2014. 9. 5. 13:11

 

 

회무침 생선구이 조개구이 냄새 진동하는

먹자골목에 쓴 소주 맛이 흐르는

그 저녁에는 화장 진한 주모 얼굴 너머로

취한 골목이 어둠 속에 삼켜지듯

너와 나 가슴을 후비던

짙은 스트레스마저도

슬슬 자리를 피해 달아나니

노릇노릇 노을 탄 냄새 깔고 누운 술꾼이 있고

향수 냄새 새나오는 지하 방음벽 뒤에는 간편 차림의 여성들도 있다

그 골목 어귀에서 술꾼들 오줌 세례 받은 큰 달맞이 꽃 향기는 여전하고

그 기분을 아는 개는 오징어 다리 몇 개로 안주한다

사발떼기 만한 가슴 쓰다듬어 가며 술찌게미에 취한 아이 같은

달빛에 젖어 골목 흘러가는 주당들 왁자지껄한 소리 쓸어 담는 두레박

백점짜리 노래에 갈채 공세

드디어 솥뚜껑 열리듯 취객 지갑이 열리니

이번 주 로또 복권 한 장 떨어져 나풀대는

그 가을의 먹자골목에는 만 원짜리 지폐 들고 담배 사러 가는

강한 전어 굽는 냄새

한복 치마 스르륵 소리 내며 손잡는 남해 먹자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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